2015년 11월 30일 월요일

다섯번째 글

그저께와 그 전날, 리스트컷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칼을 들지 않았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던가, 이제 무서워져서 안하게 되었다던가, 들켜서라던가... 는 아니었다...

그냥 엄청 바빳고, 아침부터 그 다음날까지 계속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혹은 친구들과 함께 컴퓨터를 붙잡고 코딩만 계속 하고 있었으니...

생각은 나도 할 겨를도, 시간도, 또 기회도 없엇다.

그다지 새로운 기분은 들지 않았다.

시간이 나니 다시 칼을 들게 되었고, 다시 팔을 긋게 되었으니까.

다만 칼이 다시 잘 안들기 시작해서 피도 잘 안나게 된건 너무 아쉽다.

다시 칼을 부서트려야 할 것 같다.

슬슬 요령이 생겨서 시계랑 팔찌 두개를 차면 완벽하게 가려진다는걸 깨달았다.

이젠 들킬 걱정 없이 해도 되겠지...

하나의 걱정은 집에 갈때쯤에는 자국이 남아있다거나 하는걸 들킨다던가 하면 좀 많이 난감할텐데...

그치만 뭐 내가 팔찌라던가 시계를 맨날 차고 있으면 숨길 수 야 있겠지만 갑자기 팔찌를 많이 차고 다녀도 이상할 꺼 같다.. 왜 하필이면 동남아에 살아서 긴팔을 입는 날이 없는거야ㅠㅜ

시험기간이다.. 스트레스도 더 받기 시작했고, 배가 고파서 멀 먹을라치면 배가 안고프고, 그래도 뭘 먹으면 토할껏 같은 느낌만 받아서 많이 못먹겠다.

소화제라도 사서 먹어볼까.. 했지만 너무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겠다.

수면제도 나한테는 별 도움이 안되고.....

배가 항상 허전하다. 배가 고픈가 해서 끊임 없이 먹어봤지만, 사실 내가 배가 왜 허전한지 잘 안다. 몇년 전부터 상상만 하는 게 슬슬 몸에서도 반응을 보인다던가 그런거겠지...

자주 배에 칼이 찔리는 상상을 했다. 도데체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의로운 죽음을 맞고 싶다? 그런 느낌 같기도 하고.. 그런의미에서 난 만약에라도 우리 대학에 칼든 불청객이 오거나, ISIS가 오거나 하면 바로 나서서 맨처음으로 다치거나 죽을것 같은 느낌... 그와중에 나 덕분에 사람이 덜 죽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못죽는것도 사실 내가 죽으면 심리적으로 고통받거나, 내 뒷처리 하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커서라...

꼭 생각하는건 남에게 피해를 주고싶지 않아하는 것 같지만 정작 하는 행동은 도움되는 행동은 아니다. 이런 아이러니함이라니...

항상 울껏같고 토할것같은데 결국 울지도 않고 토하지도 않는다. 그냥 붙들고 울고 싶은데 그럴만한 사람이 없다는게 슬프면서도... 어쩔수 없지 싶다. 내가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한테 했다가 걱정을 사기가 싫고,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내 감정을 드러내기 싫다.. 이런 느낌이랄까..

내가 생각해도 나 참 힘겹게 사는구나

다들 참 미안해, 이런 못난 나여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지 너무 오래되어서 어떻게 드러내야 잘 드러내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3-4살때도 갖고 싶은게 잇어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사줄까? 해도 괜찮다고 했다던데 왜 난 그렇게 살았을까

원하는게 있으면 말을 해야 하는데 얘기를 안하니 감정이 쌓여만 간다.

내가 토해내고 싶은건 결국 이런 생각과 감정이다. 카운슬러 한테 가봣자 뭔말을 하겠나, 싶다. 내가 리스트 컷 한걸 아는 즉시 휴학시킬지도 모르는 일이고..

너무 버텨내기가 힘들다

그래도 버텨야지 죽을수 있을때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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